치지레이지를 기념하며
치지레이지 리뷰 모음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치지레이지 마지막 영업을 무사히 마쳤다. 식당 문은 닫았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은 많았다. 주방 도구와 식자재를 정리하고, 통신사나 세스코에 연락해 간단한 실무를 처리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네이버 지도, 카카오 맵과 같은 서비스에 영업 종료를 표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바로 폐업 처리를 할 수는 없었다. 플랫폼에서 치지레이지가 사라지면 그간 손님이 남겨주신 소중한 리뷰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살면서 수많은 식당 앞에 붙은 ‘임대’를 보며 아쉬워했다. 식당이 사라지면서 사장과 손님이 쌓아왔던 관계마저 없어져 버리는 것 같아 알 수 없는 허무함을 느꼈다. 사장이 공간에 쏟은 시간과 정성을 알아봐 준 손님이 있다면 작게나마 기념해야 하지 않을까. 식당이 떠난 자리엔 연민 대신 존경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매일 같이 ‘최신순’으로 ‘치지레이지’를 검색하며 살았다. 새로운 글이 올라왔는지. 혹여나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을지. 살짝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리뷰를 찾아봤다. 우리 음식이 입맛에 안 맞는 사람. 우리 서비스가 별로라 생각하는 사람. 분명히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후기는 기적처럼 긍정적이었다. 손님 없이 한적한 날, 자기 의심으로 가득 차는 날, 뭐든지 잘 안 풀리는 날에도 덕분에 위로받으며 나아갈 수 있었다.
치지레이지가 받은 사랑을 최대한 오래 기억하고 싶다. 나만의 방식으로 ‘영업 종료’를 기념하고 싶다. 그래서 홀린 듯 치지레이지 리뷰 모음 웹사이트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