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중] 나-이야기-무대 : 기획노트 모음
독백 연기 워크숍을 준비하며 가졌던 생각을 기록합니다.
안녕하세요, 작은배 강단과 소신입니다.
<나-이야기-무대>를 준비하며 워크숍 진행자 서해 님과 여러 차례 기획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우리가 모여 가장 많이 한 말은 '재밌겠다!'뿐이었어요. 워크숍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할수록 가슴이 떨리고 신이 납니다. 저희가 직접 참여하고 싶어서 여는 워크숍인 만큼, 애정을 담아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이런 과정에서 가졌던 생각을 '기획노트'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워크숍에 함께 할 동료들이 천천히 모이고 있는데요. 아직 3자리 남아있습니다. 물론 강단과 소신도 참가자로 함께할 예정이고요. 연기와 무대를 사랑하는 새로운 동료들을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렙니다. 워크숍 신청은 2월 1일 토요일 밤 10시에 마감됩니다. 워크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집글에서 확인해 주세요.
#1 어려운 건 어렵게 해야 제맛이지!
새로운 것을 ‘체험’하기 참 쉬운 세상입니다.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며 나에게 맞는 창작을 간편하게 탐구할 수도 있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지구 반대편 세계까지 간접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와 달리, 하나에 깊이 관여하고 몰두해야만 얻을 수 있는 희열도 있습니다. 하루짜리 체험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완성할 수 있는 창작의 즐거움 말이에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일이 바로 그런 종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이야깃거리를 발견하고, 극을 쓰고, 연기를 연습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어려운 건 어렵게 해야 제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름길로 가기 위해 꾀를 쓰는 대신,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동료를 찾기로 마음먹은 이유입니다.
<나-이야기- 무대> 독백 연기 워크숍을 통해 우리는 9주 동안 토요일마다 3시간 넘게 만납니다. 심지어 숙제도 있고요. 마지막 모임에는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해 작은 공연을 엽니다.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2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
1년 전, 강단이 넷플릭스에서 한 다큐멘터리를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놀라서 노트북 화면을 보니, 미국에 사는 한 고등학생이 독백 연기를 펼치고 있더라고요. 놀란 마음은 잠시뿐. 저 역시 그의 연기에 빠르게 빠져들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조금씩 충혈되는 흰자위. 대체 얼마나 연습한 걸까 궁금해질 정도로 자연스러운 몸동작. 무대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저도 어느새 그를 따라 찡그렸다 웃었다 울었다는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아, 나도 저런 무대 위에 서고 싶다.’ 이런 마음이 저절로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은 ‘어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에 참여한 미국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인데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지역 결선과 전국 본선이 치러질 정도로 규모가 큰 대회입니다. 자기를 표현하고 연기하는 것에 진지한 학생들은,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경쟁을 뚫고 올라갑니다. 하지만 (영화에 나온 말처럼) 누가 이기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듯 보여요. 극 중 인물과 나를 연결하는 것, 나만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찾는 것, 자신이 준비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는 것. 그것만이 학생들이 생각하는 전부입니다.
독백 연기의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독백 연기가 어떻게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을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자신이 누군지 뭘 해야 하는지 알려면, 먼저 자신의 과거를 이해해야 합니다.“
- 어거스트 윌슨
#3 '홍서해'라는 연극인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캐릭터가 얼굴에 투명하게 드러나고, 말투와 목소리에 주변을 사로잡는 힘이 있어서 무슨 말을 해도 귀 기울여 듣게 되는 사람이요. <나-이야기-무대> 독백 연기 워크숍을 함께 진행하는 서해 님이 그렇습니다. 서해 님을 처음 만난 건 ‘창작하는 아침’ 온라인 모임에서였습니다. 모니터 화면을 뚫고 전해지는 서해 님의 통쾌한 기운을 느끼며, ‘이 사람 꼭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해 님을 실제로 본 건 무대 위였습니다. 서해 님이 배우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연극 <그 섬에 꽃을>을 보러 갔거든요. 아주 작은 극장 안 비좁은 객석에 앉아, 서해 님이 움직이고 말하고 울고 땀 흘리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서해 님이 무대 위에 혼자 서있을 땐, 이 세상에 그와 나 말고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연극은 4.3 사건을 다루고 있었고, 고통과 애달픔이 서해 님의 몸을 뚫고 저에게 꽂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서해 님을 만나기 전까지 이렇게 많은 연극인이 제주에서 무대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제주는 문화생활의 불모지야.” 그냥 쉽게 판단하고 불평하며 지냈어요. 제주에서 12년째 연극인으로 활동해 온 서해 님 덕분에 저는 제주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고, 알면 알수록 이 좋은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 기획노트 업데이트 : 2025-01-29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나-이야기-무대 : 독백 연기 워크숍>
모집 대상 (6명)
- 극작과 연기의 기본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
- 사람들 앞에서 나를 표현하는 두근거림이 궁금한 사람
- 내 삶을 돌아보며 이야깃거리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
- 몰입과 창작을 위한 안전한 커뮤니티가 필요한 사람
-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창작물을 완성해 보고 싶은 사람
일정
- 일정 2월 8일 (토) ~ 4월 5일 (토) 매주 토요일 (총 9주)
- 시간 13:00-16:00
* 더 늦게 끝날 수 있으니 여유로운 일정으로 참여해 주세요. - 장소
1~3주 : 제주청년센터(제주시 중앙로 53)
4~9주 : 작업실 (제주시 전농로1길 30)
혜택과 비용
- 혜택
- 연습할 때 입는 나이무 티셔츠 1장
- 나이무 엽서와 스티커
- 자가 제본 소장용 대본집 1권
- 비용 350,000원
- 작은배 후원자는 참가비를 20% 할인해 드립니다. (후원 즉시 할인, 후원자 전용 페이지에서 신청해 주세요.)
- 07년생 이하 청소년은 참가비를 20% 할인해 드립니다.
- 워크숍 시작 7일 전(2월 1일)까지 환불 가능하며, 이후에는 환불이 어렵습니다.
- 신청 마감 2월 1일 (토) 22:00
- 문의 작은배 hey@jagunba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