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가게
우리는 망하더라도 '제대로' 망하고 싶다.
실패한 레스토랑이 묻힌 무덤은 매우 조용하다.
Nassim Taleb
식당은 망한다
빈자리에는 새로운 식당이 들어온다. '나는 망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반복되는 것이다. CHEESYLAZY는 다를까? 우리는 지속하는 가게가 될 수 있을까? '성공'에는 어떠한 자세와 노력이 필요할까?
소신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서 발생한 실패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고, 나는 이에 동의한다. 물론 실패를 100% 방지할 수는 없겠지만, 후회 없는 과정만큼은 의지로 이루어낼 수 있다.
우리는 망하더라도 '제대로' 망하고 싶다.
버티는 가게
- 일본에 위치한 타마히데, 혼케 오와리야, 이치몬지야 와스케는 수백 년간 같은 메뉴(오야코동, 소바, 모찌)만을 고집했다. 한 가지 메뉴에 대한 오랜 집착을 통해 뛰어난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 맥도날드는 10년 뒤에도 존재할 것이다. 독보적으로 맛있어서도 아니고 가격이 싸서도 아니다. 맥도날드가 올림픽 같은 행사를 후원하고, BTS 세트를 내놓는 이유는 단순하다. 맥도날드라는 브랜드에서 식사하는 경험 자체가 특별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행이나 상권과 같은 외부적 요소를 믿는 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꾸준히 메뉴, 서비스, 공간을 발전시키고, 음식을 넘어 우리가 믿는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즉 장인 그리고 크리에이터로 거듭나야 지속 가능한 가게를 만들 수 있다.
경쟁 대신 발전
내가 광장시장 전집, 신당동 떡볶이집을 오픈한다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별다른 개선 없이 익숙한 상품을 시장에 낸다면 어떻게든 경쟁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나는 경쟁 대신 발전을 추구하는 삶을 원한다. 경쟁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이 식당을 연다는 게 우스울 수도 있지만, 낯선 영역을 개척한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불가능할 건 없다.
식물기반 혹은 비건 음식은 우리 외식 문화에서 빠르게 발전이 필요한 영역이다. 롯데리아, 버거킹이 대체육 버거를 내도 '맛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고기 없는 메뉴 찾기는 아직도 꽤 어려운 일이다. 만약 '맛있고 저렴한 채식 메뉴'를 찾는다면 난이도는 더욱더 올라간다.
CHEESYLAZY는 그 누가 와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건 샌드위치를 내놓을 것이다. 10년이 지나도 발전과 창작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식사 이상의 가치를 만들고 유지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가게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