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부차 발효 101
치지레이지가 자랑하는 월드 클래스 콤부차 레시피.
발효가 끝난 병을 열어봅니다. 시큼한 향이 코를 쿡- 찔러요. 냄새를 맡다가 병 안을 들여다보면 액체 위를 뒤덮은 효모 군이 보입니다. 미끈거리는 촉감에 물컹거리는 느낌이 젤리와 비슷해요. 두툼한 효모군 아래에 오늘의 주인공 ‘콤부차'가 있어요. 휘휘 저어 한 국자 떠서 맛을 볼까요? 신맛이 목젖을 때리고 달짝지근 한 맛이 뒤를 이어요. 발효 특유의 맛 때문인지 자꾸 생각나는 음료에요.
찻잎을 우려 발효하다
콤부차는 ‘차를 발효한 음료'입니다. 녹차, 홍차, 꽃차 등 집에 남는 티백이 있다면 무엇이든 가져다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여느 발효와 마찬가지로 콤부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효모와 박테리아, 발효를 위한 먹이가 필요한데요. 콤부차 발효의 원리를 이해하고 몇 가지 재료만 준비하면 집에서 직접 콤부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어요.
눈에 보이는 효모 군, 스코비
빵을 발효할 때 이스트를 넣고, 치즈를 발효할 때 컬처를 넣는 것처럼 콤부차 발효를 위해서는 스코비가 필요합니다. 스코비는 '공생관계의 박테리아 & 효모 군'(SCOBY, Symbiotic culture of bacteria and yeast)의 줄임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스코비 안에 박테리아와 효모가 들어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콤부차를 만들 수 있는 효모와 박테리아가 스코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코비를 걷어낸 콤부차 원액 안에도 들어있어요. 콤부차를 마시는 것 만으로도 장내에 유익한 균을 섭취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효모의 먹이, 설탕
'콤부차에 설탕이 들어가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설탕이 들어있는 음료는 몸에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당분이 없다면 콤부차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당분이 효모의 먹이가 되어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이에요.
스코비에 들어있는 효모는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남겨요. 박테리아는 산소의 도움을 받아 알코올을 아세트산으로 바꾸고요. 아세트산은 식초의 신맛과 같은 성분입니다. 콤부차를 먹으면 식초의 신맛이 떠오르는 이유에요. 하지만 콤부차에는 당분과 이산화탄소가 함께 남아있어 식초와 다르게 조금 더 복잡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콤부차의 발효는 효모의 먹이인 당분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따라서 단맛과 신맛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었을 때 발효를 끝내고 콤부차를 냉장고로 옮겨주어야 합니다. 물론 신맛이 강한 콤부차를 원한다면 당분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발효를 계속하면 되고요. 맛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직접 발효하는 콤부차의 묘미입니다.
집에서 콤부차 만들기
콤부차 발효 레시피 ( 1L 기준)
- 뜨거운 물 100g에 설탕 100g을 넣어서 완전히 녹도록 섞습니다.
- 찻잎 혹은 티백 10g을 설탕물에 넣어 차를 우립니다.
- 차 우린 물에 찬물 800g을 부어 잘 섞습니다.
- 콤부차 100g을 붓고 잘 섞습니다.
- 완성된 액체 위에 스코비를 조심스럽게 넣습니다.
- 공기가 통하도록 입구에 천을 씌워 고무줄로 묶고 실온에서 10~14일 발효합니다.
- 가능한 자주 맛을 보고, 입맛에 맞게 발효되었을 때 멈춥니다. 스코비를 빼고 액체만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합니다. (2~4주 내에 섭취)
- 설탕은 전체 양의 12%, 콤부차 원액은 10% 넣습니다.
- 스코비 없이 발효를 하고 싶다면 물 대신 콤부차의 양을 20%로 늘려줍니다.
별게 다 콤부차
발효를 끝낸 콤부차는 그냥 마셔도 좋지만, 과일을 넣어 한 번 더 발효하면 더욱 좋습니다. 2차 발효는 1차 발효와 다르게 밀폐 용기를 사용해요. 콤부차 안에 남아있는 효모가 과일의 당분을 먹고 이산화탄소를 만드는데요, 가스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밀폐하면 탄산 가득한 음료가 되거든요. 당도가 높은 과일일수록 발효가 잘 되니, 좋아하는 제철 과일로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