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중] 작은 진실 공모전 1회 : 기획노트 모음

공모전을 준비하고 진행하며 들었던 생각을 기록합니다.

[모집중] 작은 진실 공모전 1회 : 기획노트 모음

안녕하세요, 작은배 강단과 소신입니다. <작은 진실 공모전> 1회를 열면서 '가족'에 대한 3,000자 이하 산문을 모집합니다. 공모전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든 생각을 '기획노트'로 짧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집글에서 확인해 주세요.


Illustration ⓒ 2024. 민은별 @minsilverstar. All rights reserved.

#1 왜 하필 '진실'인가?

어른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속마음을 터놓는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 괜히 마음이 아립니다. 평생 아이들에게 우리말 글쓰기를 가르친 이오덕 선생님은 ‘나의 생활을 나의 언어로 쓰는 일’의 소중함을 강조하는데요. 상 받고 싶은 마음으로 그럴듯하게 쓴 글보다, 꼭 하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를 투박하게 쓰는 편이 훨씬 낫다는 거죠. 이런 맥락에서, 이오덕 선생님은 글짓기가 아닌 글쓰기가 맞는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글은 지어내는 게 아니라 쓰는 거니까요.

이런 말을 들으며 ‘어른도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내 이야기를 온라인 공간에 쏟아내는 시대잖아요. 하지만 돌아보면 그중에 진짜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좋아요나 조회수가 아니라 ‘나’를 위해 쓴 이야기 같은 거요. 읽는 사람 대신 ‘쓰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글. 누가 읽지 않는다 해도 쓰는 동안 해방감을 느끼게 되는 글. 이런 글을 ‘진실’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럴싸해 보이는 모습 뒤에 숨겨진 찌질하고, 우울하고, 웃기고, 애잔하고, 어이없고, 질투 나고, 그립고, 피식하게 되는 경험담. 이런 것들을 <작은 진실 공모전>을 통해 만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진실을 털어놔 주세요. 혼자 간직하면 마음의 응어리일 뿐이지만, 글로 써서 소리내 읽으면 마음이 뻥! 뚫릴지도 몰라요.

#2 '가족'이란 무엇인가?

공모전 주제를 정하고 난 후, ‘가족’이란 무엇일지 곰곰 생각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여러 얼굴들이 떠올랐어요. 부모님을 비롯한 형제자매, 내가 직접 선택한 배우자, 배우자의 가족, DNA 구조는 다르지만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고양이들. 누군가는 지금 같이 사는 파트너를 떠올릴 것이고, 이미 세상을 뜬 조부모님이나 갓 태어나 품에 안긴 자녀를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누구든, 우리는 닮은 듯 닮지 않았어요. 죽이 잘 맞는 것 같지만 자주 어긋나기도 하고요. 미친 듯이 싸우다가 작은 부분이 통할 때 희미한 희망을 느낍니다. 아주 잘 맞는 천생연분 같다가도 사소한 다툼 때문에 지옥을 경험하는 일 역시 부지기수에요.

가족에 대한 제 생각을 그림 작가 민은별@minsilverstar 님과 나눴습니다. 그 결과, 공모전 포스터에 담긴 그림이 탄생했어요. 빗자루와 쓰레받기, 찻잔과 컵 받침, 냄비와 뚜껑. 짝이 필요하지만 제 모양에 맞는 짝이어야 의미가 있는 물건들인데요. 가끔은 잘 어울리는 짝을 맞춰 사용하기도 하지만, 짝이 안 맞아도 어찌저찌 쓰곤 하잖아요. 짝이지만 짝이 아닌 것들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희망, 좌절, 불안, 자포자기, 우스움. 이런 모습이 ‘가족’과 똑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3 ‘손으로 쓴 글’을 사진 찍어 보내주세요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지어낸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경험담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심지어 공모전 주제가 ‘가족’이라니! 좋든 싫든 가족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이런 점에서 산문 공모전은 공평하고 민주적인 축제 같아요.

하지만 디지털 파일로만 작품을 모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노트북을 열고, 타이핑하고, 파일을 내보내고, 이메일을 쓰는 일이 모두에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바로 가까운 곳에 부모님이 있습니다. 엄마의 가족에 대한 생각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공모전에 참여해달라고 조르고 싶은데, 만약 디지털 파일로만 작품을 모집한다면 너무 과한 부탁이 되겠더라고요. (공모전을 위해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공책, 냅킨, 이면지. 글씨를 쓸 수 있는 모든 지면을 환영합니다. 손으로 쓴 ‘가족’에 대한 산문을 사진으로 찍어 작은배 카카오톡 채널 1:1 채팅으로 보내주세요.(친구 검색창에 ‘작은배’를 치시면 바로 나옵니다.)


업데이트 : 2024-11-15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