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을 다한다면 알아봐 주시는 손님이 생기지 않을까?
손님은 맛있고 따뜻한 음식이 빠르게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환대(hospitality)를 추구한다면 손님이 당연하게 기대하는 가치 그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
Danny Myer
"음식 가격이 너무 싼 거 아니에요?"
손님에게 이런 말을 꽤 자주 듣는다. 그럴 때면 '가격을 조금 높게 잡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출은 산소와 같다'는 말마따나 CHEESYLAZY가 이대로 살아남는 가게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 2주 차인 우리에게 하루 매출은 가장 중요하지 않은 지표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오래가는 가게에 온 손님은 '또 오고 싶다' 생각하며 떠난다고 믿는다. 가게 운영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와 소신은 좋아하는 공간들이 가진 공통점을 떠올려보았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장님, 센스 있고 부담스럽지 않는 서비스, 가격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맛. 멋진 가게들은 항상 우리가 기대한 것 그 이상을 줬다. 돈을 지불했어도 되려 선물 받은 기분을 느낀 적도 있다.
CHEESYLAZY 역시 이런 가게가 되기를 꿈꾼다. 손님들이 샌드위치보다 더 큰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수많은 식당 속에서 굳이 이곳을 찾을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싶다. 반복적인 멘트로 손님을 대하는 대신 진정한 관계를 맺고, 음식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귀담아들을 것이다. 질문은 언제나 '어떻게 돈 벌까?'가 아닌 '우리가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건데?'라는 공격(?)이 들어올 수 있지만 걱정은 없다. 애초에 우리는 'Too Small to Fail'(실패하기엔 너무 작은)을 지향하는 팀이다. 고정비용을 최대한 낮게 잡았을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저조한 매출이나 물가 상승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튼튼한 기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이유다.
말은 거창해도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은 정말 많다. 그래도 마음을 다한다면 알아봐 주시는 손님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