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배의 창작 동료 인터뷰: 하니 님

Q. 똑똑똑! 어디에 사는 누구인가요?
대전의 조용한 동네에서 빵을 먹으며 지내는 하니입니다. 본명은 '하은'이지만 친한 친구들이 하니라는 애칭을 불러주는 게 좋아서 이 닉네임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해외여행에 갔을 때는 스타벅스 닉네임…으로도 애용하고 있어요.
Q. 하니 님의 그림을 보면 포근한 느낌이 들어요. 지금까지 어떤 그림 작업을 해 왔는지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주로 어린아이들이 보는 책, 잡지에 들어가는 그림들을 그려왔어요. 아이들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뜻한 색감을 즐겨 쓰게 된 것 같아요.

Q. 창작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다고 느껴요. 팟캐스트, 동화 쓰기, 뜨개질,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드는 하니 님만의 비결이 있나요?
저는 사실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편이랍니다. 무언가 하나를 오래 하더라도, 조금씩 변화를 주어야 신나는 텐션이 유지되더라고요. 뭐든 즐거워야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저에게는 새로움이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가장 심장이 두근거리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요.
어릴 적 저는 호기심 많지만 소심해서 시도하고 시작하는 걸 어려워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어 하는)저 분야의 전문가도 눈 두 개, 팔 두 개, 손가락 열 개. 나랑 똑같은데 내가 못 할 게 뭐 있어?' 맥락 없어 보이지만, 이 생각이 제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주저하지 않게 도와주는 마법의 문장이에요. '누군가가 할 수 있으니까, 나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낡아가는 삶에서 새롭게 시도해 볼 분야가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설레요.
Q. 특히 애착이 가는 창작 활동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딱 하나를 꼽자면 플레이리스트 작업입니다! <창작하는 아침>을 하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창작이기 때문이에요. 때로는 아무도 내 창작물을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는데, 처음으로 알고리즘의 축복을 받았는지 만 명 넘는 사람들 이 영상을 봐줬어요. 예상 못 했던 반응이 신기하면서도 사실 꽤 뿌듯했어요!

Q. 최근 작업실을 새로 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환경에 있을 때 집중이 잘 되는 편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꽤 많은 작업실을 거쳐 왔어요. 공유 오피스도 얻어보고, 공간 공유도 해 보고, 아파트 상가도 얻어보고, 집에서 일해보려고 미친 듯이 애 써 보기도 했어요. 그러다 최근 다시 공유 오피스를 구했는데요. 여러 시도를 해 보니 집중 잘 되는 환경을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일단 해가 잘 들고 답답한 느낌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든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세팅된 자리가 있어야 해요. 그런데 이것만으로 집중이 어려울 때가 있어서, 블록으로 작업 일정을 배열할 수 있는 앱 across와 뽀모도로 타이머 앱 session을 사용하면서 집중력과 효율에 도움을 받고 있어요.
Q. 요즘 ‘이야기 만들기’를 재밌게 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하니 님은 평소 어떤 이야기에 매료되나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나요?
저는 디지털 기계 하나 없이 20시간 이상 걸리는 비행기에 타도, 영화 한 편 보지 않고 잠도 안 자고 내내 상상만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이야기가 마구마구 떠올라서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가 않아요.
영화나 드라마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이 남는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작품을 여러 번 다시 보면서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좋아하고요.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눈에 띄지 않지만 어딘가 있는(있을 것 같은) 작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 소규모 모임, 곤충·동물·요정 같은 작은 생명체, 아주 작은 들꽃 같은 것에서 주로 영감을 받아요.
요즘에는 작은 요정들이 전해주는 봄 이야기와 작은 책 모임에서 경험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요. 꼭 완성해서 여러분께 보여 드리고 싶어요.
Q. <창작하는 아침>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사람으로서, 하루를 창작으로 시작하고 싶은 창작자에게 비결 딱 하나만 나눠 주세요.
'창작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즐겁게 하는 것을 창작하자!' 입니다. <창작하는 아침>을 하면서 느낀 건, 창작이라는 게 엄청 대단한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요소라면 모두 창작이더라고요. 아침에 사과를 깎아 먹고, 요거트를 만들고, 짧은 일기를 쓰더라도 그게 내 삶을 만들어가는 일부가 된다면 충분한 것 같아요.
하루를 시작할 때 거대한 것을 해내기는 어려워요. 뭐든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비결입니다! 아침 6시에 해가 뜨는 방향은 어디일까, 아침 하늘의 색은 어떤 색일까, 이런 창작부터 즐겁고 소소하게 함께 시작해요.
인터뷰 진행 2025년 4월 27일
질문 고은비(소신)
답변 김하은(하니)
* <창작하는 아침> 모임 소개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