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배의 창작 동료 인터뷰: 핸드라이트 님

Q. 똑똑똑! 어디에 사는 누구인가요?
안녕하세요. 경기도에 사는 핸드라이트입니다. 디자인을 업으로 하면서 느리지만 꾸준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서예를 즐기며, 가끔 책을 읽고 수영도 합니다.
Q. <창작하는 아침> 브랜딩을 해주셨을 때,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일을 통해 만나는 고객들은 핸드라이트 님을 어떤 디자이너라고 말하나요? 그리고 핸드라이트 님은 어떤 디자이너이고 싶나요?
저도 <창작하는 아침> 브랜딩을 하면서 소신 님과 강단 님의 따뜻한 반응에 감동했어요. 그런 마음을 처음 받아봐서, 디자인을 계속할 수 있는 큰 에너지가 되었어요.
일을 통해 만난 클라이언트분들은 저를 빠르고 꼼꼼한 디자이너라고 많이 말씀해 주세요. 때때로 빠듯한 일정 속에서 작업이 진행되지만, 바쁜 와중에도 최대한 정성스럽고 세심하게 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촉박한 일정이 큰 스트레스였지만, 지금은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저는 '작은 빛 같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큰 빛은 아닐지라도, 손전등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군가 디자인에 어려움을 느끼는 순간마다 곁에서 작은 힘이 되어주고, 따뜻하면서 생동감 있는 감성을 담아서 진심으로 마음에 와닿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Q. 핸드라이트 님은 창작하는 아침 동료들 사이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해요. ‘아, 하기 싫다!’라는 마음이 들 때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스스로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재능이 넘치는 편은 아니라서, 결국 꾸준함이 저를 성장시킨다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마음을 먹으면 어떤 노래 가사처럼 '그냥 하기나 해'하고 별생각 없이 시작하는 편이에요. '해야지' 마음먹고 안 하면 오히려 하루 종일 찜찜하고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하기 싫더라도 일단 시작하면 '그래도 하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하루 종일 남아요. 그래서 저는 짧은 불편함을 택하고 하루 전체의 기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또, 할 일을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서 접근해요.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은 날엔 '일단 5분만 스케치하고 그만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해요. 진짜 힘들면 딱 5분만 하고 멈추고, 생각보다 괜찮으면 자연스럽게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Q. 언제 어떤 계기로 서예를 시작했는지 들려주세요. 핸드라이트 님이 생각하는 서예의 매력도 궁금합니다.
서예는 캘리그라피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 시작하게 되었어요. '글씨의 본질을 이해하면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서예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었고요. 디자인 작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붓으로 쓰는 글씨에 점점 더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잠깐 배우면 충분할 거로 생각했지만, 1~2년 만에 글씨의 본질을 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무엇보다 서예를 배우면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함께 배우는 동학들(서예를 함께 배우는 사람들을 이렇게 부르더라고요!)도 정말 좋아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어요. 덕분에 서예의 다양한 매력을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어요.
서예의 가장 큰 매력은 ‘느려도 괜찮다’는 점이에요. 저는 원래도 느린 사람이라 바로 성과를 내는 걸 어려워하는데, 서예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만 하면 언젠가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줘요. 단순히 기술적인 숙련만으로는 좋은 글씨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적이에요. 마음을 담지 않으면 아무리 글씨를 잘 써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긴 어려워요. AI가 아무리 정교한 글씨를 흉내 낸다 해도, ‘마음’과 ‘기운’을 담을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쓰는 글씨는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져요.
Q. 꾸준한 창작을 위해 기록을 참 잘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평소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나요? 그리고 언제 지난 기록을 다시 꺼내 읽나요?
'내가 나를 알아주지, 누가 알아주겠어' 하는 마음으로 기록하고 있어요. 내 꾸준한 창작을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나조차도 잊게 되더라고요. 때로는 '한 게 별로 없네' 싶어도, 회고하며 기록을 남기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걸 해냈다는 걸 알게 돼요. 그래서 스스로를 칭찬해 주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자신감이 부족할 때나, 자꾸 남들과 비교하게 될 때 지난 기록을 꺼내 읽어요. '예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잖아, 안 그래?'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시 다잡습니다. 기록은 저에게 '잘했어!' 하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방법이에요.
Q. 핸드라이트 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 있어요.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자!’ 이와 같은 메시지를 마음에 품고 지내게 된 계기나 경험담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를 정말 자주, 그리고 많이 해요. 잘하는 사람을 보면서 '아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저 사람이랑 나랑 다른 게 뭐지?' 생각하는 습관도 있고요. 나는 한 사람인데 거의 100대 1, 1000대 1로 비교하면서 맞짱(?)을 뜨고 있으니 마음이 피폐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맞짱은 다른 사람과 뜨지 말고 과거의 나랑 뜨자!'라고 생각을 바꿨어요. 나 vs 나로 비교하니 비교의 범위도 훨씬 좁아지고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나의 성장을 잘 파악할 수 있더라고요. 무엇이든 꾸준히 했다면 과거의 나와 비교해 분명 나아져 있거든요. 당장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요.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조급한 마음이 사라지고 마음이 한결 단단해져요.
Q. <창작하는 아침>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사람으로서, 하루를 창작으로 시작하고 싶은 창작자에게 노하우 딱 하나만 나눠 주세요.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딱 하나만 나눈다면 '저녁에 일찍 자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창작하는 아침> 초반에는 늦게 자는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아 정말 힘들었어요. 아침 6시에 일어나긴 했지만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서 낮잠을 자고, 다시 늦게 자고... 악순환이 반복되더라고요. 처음엔 '이렇게 일찍 자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침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하루를 훨씬 알차게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잠들기 전 30분 정도는 핸드폰이나 전자기기와 거리를 두고, 책을 읽거나 요가하면서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혀요. 그렇게 '이제 잘 시간이야' 하고 나 자신에게 알려주면, 생각보다 깊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답니다.
인터뷰 진행 2025년 4월 26일
질문 고은비(소신)
답변 박은정(핸드라이트)
* <창작하는 아침> 모임 소개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