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배 2.0

<작은배 웹사이트,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1편

작은배 2.0

3년 동안 작은배 웹사이트를 운영해왔다. Ghost라는 오픈소스 CMS 덕분에 어렵지 않게 뉴스레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고, 일주일에 한 편 이상 글을 쓰면서 벌써 120편이 넘는 레터를 보냈다. 강소팟과 모임 소식까지 올리는 웹사이트로 성장하다 보니, 어깨에 매고 있는 콘텐츠 보따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이제 때가 됐구나.' 치지레이지 영업 종료 후, 작은배를 시작한 지 아직 7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콘텐츠 회사라면 웹사이트를 정돈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jagunbae.com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 콘텐츠의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을까? 꿈에서도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식당 사장이 공간을 정돈하며 주방과 손님 동선을 점검하듯, 우리 웹사이트 방문자가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 처음부터 고민하고 싶었다.

개편을 시작하며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 웹사이트는 단순하고, 친절하며, 재밌어야 한다. 처음 방문해도 쉽게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단골이 되고 싶게 만드는 재미가 곳곳에 숨어있어야 한다.

단순하다

2021년 개국한 cheesylazy.com

식당을 준비하던 시절,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결국 사람들이 찾는 건 완전히 새로운 음식이 아니라, 치즈버거처럼 익숙한 맛에서 약간 벗어난 음식이라는 내용이었다. 웹사이트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네이버든 구글이든 익숙하게 접하는 인터페이스에서 크게 벗어난다면 어디를 클릭해야 할지부터 헷갈릴 수 있다. 그래서 jagunbae.com의 디자인은 단순하다. 웹에 익숙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어디를 눌러야 할지 알 수 있는 웹사이트가 목표다.

그래서 디자인은 Ghost의 기본 테마인 Source에서 크게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버그 없이 안정적으로 구독 및 후원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필요했으니까. 콘텐츠 썸네일을 없애고 더욱 미니멀하게 텍스트로 꽉 채워볼까 고민도 했지만, 뉴스 사이트처럼 썸네일이 있는 형태가 조금 더 익숙하지 않을까 싶어 글 리스트에 이미지를 계속 유지했다. 비슷한 이유로 다양한 폰트를 사용해서 개성을 더 할까 싶었지만 가장 익숙하고 읽기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Pretendard를 선택했다.

친절하다

친절한 웹사이트는 모든 방문자를 환영한다. 오래된 컴퓨터에서도 빠르게 로딩 되도록, 스마트폰, 노트북, 대형 모니터 등 어디에서 보든 정확한 비율로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린다. jagunbae.com은 가볍고 빠르다. 광고가 전혀 없는 덕도 있지만 모든 이미지 용량을 압축하여 최소화하고, 웹사이트에 사용하는 스크립트 용량 또한 최대한 작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전 작은배 웹사이트는 그다지 친절하지 못했다. 글 수백 개를 나열하기는 했지만, 정돈은 뒷전이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원하는 주제의 글을 쉽게 구경할 수 있도록 콘텐츠 파도타기 페이지를 구현했다. 발행한지 1년만 지나도 구닥다리 콘텐츠 취급을 받는 시대지만, 우리의 옛 콘텐츠가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 작은배가 여태까지 발행한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둘러볼 수 있는 도서관 같은 공간이 생긴 기분이다.

새롭게 생긴 FAQ와 구독 안내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궁금할 만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적어두고, 작은배 후원 혜택에 대한 안내도 적어 두었다. '사장님이 맛있고 웹사이트가 친절해요.' 이뤄내고야 말테야.

2023년의 cheesylazy.com. 소개 페이지를 홈으로 사용했다.

재밌다

옛날 작은배 웹사이트와 개인 블로그에 Tinylytics를 설치했을 때 깨달은 것이 있다. 구글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대형 서비스를 통해 우리를 알게 된 대부분의 방문자는 체류 시간이 5초도 안 되어 우리 웹사이트를 떠난다는 사실. 별다른 기대 없이 들어왔을 때 당장 재미를 얻을 만한 요소가 없으니 더 자세히 알아볼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것 아닐까.

jagunbae.com에 무한 릴스를 깔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들어왔을 때 이목을 끌 만한 요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오, 이 웹사이트 개성 있다' 정도의 재미. 그래서 홈에 typed.js를 사용하여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구축했고, 웹사이트 곳곳에 재미를 숨겨놨다. 콘텐츠 자체로도 재밌지만, 보물찾기 하듯 '이런 기능도 있었네'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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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배 2.0

2.0이라니. 거창한 이름이지만, 거대한 변화는 없을 확률이 99%다. 청소기를 돌리고, 변기를 닦으며 식당 오픈을 준비했던 마음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있을 뿐.

아직 본격적으로 개편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됐다. FAQ 내용 추가, 소개 및 모임 페이지 개편 등 할 일이 수두룩하다. 작동하지 않는 코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버그로 좌절할 순간 또한 참 많을 것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익숙하고 친절하면서 위트까지 있는 공간.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그런 웹사이트를 이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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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배 개발 담당 강단입니다. 단순함 한 스푼, 친절함 한 스푼, 재미 두 스푼을 더한 맛깔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루 종일 매달려서 개발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실전에서 익힌 소소한 개발 지식과 AI의 도움 덕분에 어떻게든 구현하고 있지만, 프로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도 물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뭐든 다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운 상태로 선택과 집중하고 있는 것 같네요.

구독자/후원자님은 요즘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계신가요? 저와 같이 웹사이트 개발에 관심 있으신 분 있나요?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방명록이나 메일로 알려주세요. 어서 친해집시다.

⛴️ 작은배 이모저모

  1. (축) 작은배에 후원 기능이 생겼습니다! 따로 홍보를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세 명의 열렬한 후원자님이 생겼어요. 구독자님과 후원자님의 응원에 보답하는 강단과 소신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강소팟 25화 (도파민)에 대한 강단과 소신을 업로드 했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도파민에 대한 오해, 일상 속 중독 증상, 도파민 단식, 폴더폰 사용 후기, 일 중독 끊어내기, 창작과 도파민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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