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없을 때 주인이 하는 일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치지레이지가 문을 연 이래 가장 낮은 일 매출을 기록했다. 그날은 처음부터 이상했다. 문을 열자마자 4팀이 연달아 방문했는데 그러고 나서 적막이 찾아왔다. 그렇게 마감까지 손님이 없었다.
텅 빈 가게를 바라보던 순간을 기억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날 나에게 엄습했던 불안감을 기억한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 맛있다던 말은 다 거짓말이었을까, 메뉴를 바꿔야 하나. 복잡한 마음으로 강단을 바라보니 나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가게 밖을 바라보던 강단의 눈이 촉촉해 보인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우리에게 매출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날이 오고 나니 마음이 좋지 않네.”
매출보다 손님의 만족에 집중하겠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래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 치지레이지가 받는 사랑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매출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이런 날이 계속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들었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돈을 벌지 못한다면 허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다.
그날 우리는 긴 대화를 나눴다.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은 두 가지 방향으로 좁혀졌다.
하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손님을 갑자기 많이 데려올 수는 없지만 찾아주신 분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할 수 있다. 아무리 손님이 없어도 마케팅에 돈을 쓰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 대신 찾아주신 손님께 지금보다 더 잘하자고 마음먹었다. 달리 말하면, 흔들리지 않고 가던 길 열심히 가겠다는 다짐이었다.
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원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손님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리스트는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 미리 해두면 일찍 퇴근할 수 있으니 역시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며 강단과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걱정을 함께 나누며 이겨 낼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러운 하루였다.
전날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다음날 치지레이지는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날 우리가 나눈 대화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것을 단점이라 하겠지만 나는 아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불안과 변수를 다룰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텅 빈 가게를 보며 시름에 빠지는 날이 또 오겠지만, 그날의 나는 지금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있기를 바란다.
+ 손님이 없을 때 주인은 무엇을 하나요?
- 반제품을 미리 만들기
2. 재고 파악하고 장보기 계획 세우기
3. 신메뉴 구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