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메스코 소스 레시피
파프리카의 잠재력을 최대로 뽑아낸 스페인식 소스 만들기.
지난 주말 사라봉에 다녀왔습니다. 제주 시내에 위치한 오름이라 부담 없이 찾아가기 좋은 곳인데요. 경치가 좋아서 운동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뒷동산 같은 오름이기도 합니다.
사라봉 등산로 시작점에는 제철 식재료를 파는 작은 노점상이 있는데요. 꼬막부터 단감까지, 때마다 다른 것을 판매하셔서 '이번엔 무얼 파시나' 보는 것도 등산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사라봉에 갈 때마다 장을 보시는데, 늘 엄마의 칭찬을 들을 만큼 퀄리티가 좋다며 뿌듯해하신답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요.
최근에는 크고 튼실한 파프리카 4개를 5,000원에 판매하고 계셨어요. 여쭤보니 제주도 애월에서 자란 파프리카라고 하시더라고요. 식자재 마트에선 볼 수 없는 가격과 크기였기에 망설임 없이 냉큼 집어왔습니다.
빨갛고 커다란 파프리카! 이걸로 무얼 만들어볼까 고민하다가 스페인식 소스 '로메스코'(Romesco)를 만들었습니다. 직화로 구운 파프리카와 몇 가지 재료를 믹서기에 갈면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는 소스인데요. 파프리카의 불맛과 감칠맛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소스랍니다.
시중에 파는 구운 파프리카 병조림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파프리카를 직접 불에 구웠어요. 낯선 조리법이지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만들기 간단한 것에 비해 활용도가 참 좋은 소스이니 여러분도 꼭 한 번 만들어보세요. (소스 활용법은 글 아래에 정리해두었습니다.)
로메스코 소스 레시피
- 파프리카 1개의 꼭지를 떼어내고 껍질이 모두 까맣게 될 때까지 직화로 굽습니다.
- 다 구운 파프리카를 차가운 물에 담가 껍질을 벗겨낸 후 듬성듬성 썰어둡니다.
- 아몬드 1/4컵을 팬에 살짝 구워줍니다.
- 마늘 3쪽을 슬라이스한 후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줍니다.
- 썰어둔 파프리카, 구운 아몬드, 마늘, 올리브유 1/4컵, 영양 효모 1 테이블스푼, 소금 1 티스푼을 믹서에 넣어 곱게 갈아줍니다.
- 밀폐용기에 옮겨 냉장 보관하고, 5일 내에 먹습니다.
재료
- 빨간색 파프리카 1개 (175~180g)
- 마늘 3쪽
- 아몬드 1/4 cup (40g)
- 올리브유 1/4 컵
- 영양 효모 1 테이블스푼
- 소금 1 테이블스푼
+ 더하고 뺄 수 있는 재료
- 영양효모 대신 볶은 토마토를 넣어보세요. 잘 익은 토마토를 팬에 볶아 사용하면 영양효모의 감칠맛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토마토를 볶기 전에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주면 좋아요.
- 스모크드 파프리카 파우더와 케이엔 페퍼 가루가 집에 있다면 소량 넣어주세요. 훈연의 맛과 매콤함이 파프리카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순서
로메스코 소스 활용법
- 구운 빵에 슥슥 발라먹기. 한 입 크기로 자른 빵 위에 로메스코 소스를 두껍게 발라주세요. 여기에 마른 허브를 뿌려주면 간단한 안주나 에피타이저로 활용할 수 있어요.
- 샐러드에 한 스푼 곁들여 먹기. 발사믹 같은 기본적인 드레싱이 질리는 날엔 로메스코 소스를 더해주세요. 한 스푼 만으로도 샐러드를 매콤 짭짜롭한 한 끼 식사로 만들어 줍니다.
- 야채스틱 푹 찍어 먹기. 오이, 샐러리, 당근 무엇이든 좋아요. 집에 남는 자투리 채소가 있다면 반듯하게 잘라서 함께 드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