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하고 전념하기
하겠노라 그리고 책임지겠노라!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맞을까?" "이 일에 나는 충분한 열정을 가지고 있을까?" 이 질문의 끝은 결국 끝없는 방황과 실망이다. 잘못된 길을 선택한다고 실패하지 않는다. 인간은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한다. - Derek Sivers
다가오는 생일을 맞아 나에게 주는 선물로 책을 왕창 샀다. 남는 시간이 있다면 책 읽기와 글쓰기에 전념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거창해 보이는 다짐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 글쓰기에 만렙은 없다. 죽을 때까지 한 가지 기술을 연마하고 싶다.
- 작가의 꾸준함을 닮고 싶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더 많이 연결되고 싶다.
- 생각과 감정을 재료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다.
뭐 먹지, 뭐 보지, 뭐 사지, 뭐 입지, 뭐 듣지. 뭐가 됐든 딱 정하기 참 어려운 시대다. 정답을 모르겠어서 알고리즘에 하루를 맡긴 채 멍하니 스크린을 보기도 하고, 수많은 선택지를 비교하다 지쳐서 결국 선택을 포기하기도 한다.
꿈꿨던 가게를 현실로 만들고 불꽃 튀게 일하면서도 나 역시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했다. 이 일이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게으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한 적도 있다.
생각해 보면 나의 가장 소중한 관계나 성취는 모두 헌신에서 비롯됐다. 결혼, 창업, 뉴스레터, 팟캐스트까지. 하겠노라 그리고 책임지겠노라! 주먹 불끈 쥐고 결심했을 때 새로운 문이 열리고 삶이 더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내가 바라는 건 100가지 선택지가 아닌 하나의 굵직한 믿음이다. 내가 정한 방향으로 꾸준히 걷는다면 언젠가 썩 괜찮은 뷰가 펼쳐질 거라는 믿음. 성공이 아닌 수행, 실패가 아닌 배움을 기대하며 오늘도 일단 전념해 본다.
그래 이제 뭐 할지 고민하지 말자. 집 한구석 잔뜩 쌓인 종이책을 바라보면서 왠지 모를 자유로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