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지 생각
가게는 복권이 아니다.
- 가게는 복권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성과를 기대하는 건 게으른 생각이다. 천천히 발효한 빵이 더 맛있고, 느리게 걷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일류 셰프나 베테랑 자영업자가 아닌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끈기 밖에 없다.
- 샌드위치 판매량이 유일한 성장 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고 보면 스타벅스는 은행이고, 맥도날드는 부동산 회사다. 나란히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치지레이지 또한 샌드위치 가게이자 콘텐츠 회사다.
- "오늘 뭐 먹을까?"라는 질문에 치지레이지가 떠오를 수 있을까. 손님이 생각하는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샌드위치 가게? 비건 식당? 밥 대신 빵?
- 가게를 찾는 손님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을 지불한다. 돈과 시간, 둘 다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공간은 기대 이상을 제공한다.
- 빵은 5,000년 전부터 비건이다. 치지레이지 빵에는 밀가루, 물, 소금, 효모, 몰트가 들어간다. 비법은 없다. 단순한 재료, 높은 수분율, 충분한 발효를 추구하며 매일 굽는다.
- 최근 가게에 식기세척기가 생기고 마감에 드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기계를 고용하여 시간을 살 수 있다면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맞다.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야 창작을 늘릴 수 있다.
- 치지레이지를 위해 일하는 일분일초가 마냥 즐거울 수는 없다. 무슨 일을 하든 때로는 불안하고 좌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 한 분야에 매진하는 건 다른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나는 어떤 영역에서 정점을 찍고 싶을까. 기회비용을 마음에 두고 판단하자.
- 생산성에 집착하지 말자. 내가 주어진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 방법은 없다. 있는 그대로 현재를 바라보며 감사한다면 예비군 훈련마저 즐길 수 있다.
- 관심이 돈을 의미하는 사회다. '좋아요'를 누를만한 콘텐츠나 제품을 잘 만드는 브랜드는 너무나 많다. 우리는 공간과 제품에 유행이 아닌 취향을 담는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 블로그나 가게를 찾아주길 기대할 뿐이다.